언론보도

본문 바로가기

[중부일보] 사장님, 임금체불은 범죄입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6-03-10 15:21

본문



c8d722bf11f2705aada5214ca558c331_1773123634_8904.PNG
 



변호사로 활동하며 임금체불 사건을 몇 차례 수임한 경험이 있다. 임금채권에 대해 원고와 피고가 다투는 민사소송을 진행하였다. 소송 상대방이자 피고인 사업주는 연신 “주려고 했으나, 경영이 어려워서 못줬다”는 항변을 한다. 어느 사건이든 거짓말처럼 항변 내용이 동일하다. 주변에 수많은 개인 사업자 사장님들을 접하는 필자로서도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반복되는 항변을 들으며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사업주의 변명 뒤에는 임금을 받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사인 간의 임금채권-채무관계와 별개로 근로기준법에 임금체불을 형사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일본, 미국 등 외국의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는 임금체불을 임금 사기(wage fraud), 임금 절도(wage theft)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제공받은 데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이 사실상 기망을 통해 노동력을 편취한 것이며, 임금을 고의적으로 빼앗는 행위라는 의미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임금체불을 ‘아주 나쁜 범죄’라고 인식하는 미국의 임금체불죄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우리나라 보다 훨씬 약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임금체불죄에 대해 근로기준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6개월 이하의 징역, 1만 달러 수준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체불 총액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제 규모, 근로자 수 등이 우리나라보다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간과할 수 없는 수치이다.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작년 체불이 사상 최초로 2조 원을 넘겼다며, 올해도 임금체불이 무섭게 늘어난다는 갖은 뉴스를 쏟아낸다. 많은 사업주들의 항변 또는 변명대로 마냥 경기가 어려워서라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다른 나라보다도 형사 제재 수준은 높지만, 실제 임금체불로 징역형을 받는 케이스들은 많지 않아서는 아닐까? “대금을 받아야 임금을 준다”는 사장님들의 임금체불에 대한 안일한 생각 때문은 아닐까? 혹시 임금체불이 형사상 범죄라는 것조차 모르는 것은 아닐까?

최근 지방 법원 재판에 참석하느라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 체불의 집중 청산 지도기간을 운영하겠다는 고용노동청의 플랜카드가 종종 눈에 띈다. 추석만이라도 어렵게 보내는 노동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정부는 이번 달 초 임금체불죄에 대한 형량을 높인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임금체불을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다만, 이미 형사 제재 수준이 높은 편임에도 체불이 만연한 것을 보면, 형량만을 상향하는 것이 적절한 처방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형량 상향과 함께, 근로자들의 임금은 그 무엇보다도 제때, 제대로, 무조건 지급해야 한다는 사장님들의 인식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소송을 맡았던 근로자는 받지 못하던 임금에 지연이자까지 포함하여 받게 되었다. 소송이 마무리된 후 의뢰인은 감사하다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으나, 임금을 받지 못하던 시간 동안 고통받았을 의뢰인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 웃음조차 슬프게 느껴졌다. 다시는 그 의뢰인이 같은 일로는 필자를 찾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되뇌어 본다.

이규호 법률사무소 강인 대표변호사


중부일보의 2025. 9. 11. 기사 자문 내용입니다.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s://www.joongboo.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법률사무소 강인 | 광고책임변호사 : 이규호 변호사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248번길 95-9 4층(캡틴법조타운)
전화 : 031-215-1106 | 팩스: 031-215-1107 | 긴급상담: 010-3893-1658 | 이메일: lkh@kanginlaw.co.kr
Copyright © 2020 법률사무소 강인. All rights reserved.